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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자

언젠가부터 황혼이혼과 더불어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신혼부부들의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신혼부부의 이혼은 요즘 국가적 난제이며 관심사인 출산율 감소와 젊은층의 결혼 기피 현상을 가속화 시키므로 기성세대 이혼과는 또 다른 문제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신혼 이혼의 전조 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 파혼 (결혼준비 과정에서의 이혼)에 대해서 짚어 본다면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겠다.

대부분 결혼식 날짜가 정해지면 가장 먼저 예식장을 정하고 곧바로 신혼여행 준비에 들어간다.

요즘 젊은층이면 얼리버드 특가 등으로 대개 항공권은 6개월에서 일 년 전 미리 예약해야 좋은 조건으로 발권할 수 있고 허니무너들이 사용하는 인기 지역의 고급 리조트들은 미리미리 예약해야 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갈수록 신혼여행 예약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는데 요즘엔 일년 전 예약도 드물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그렇게 신혼여행 예약을 했다라고 하는 것은 양가부모들의 상견례가 끝났고 이미 당사자는 물론 양가가 결혼하기로 정식으로 합의했으며 예식장 계약까지 마쳤다는 뜻인데 이를 번복하고 취소한다는 것은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갈등이 있었음을 뜻한다.

필자의 여행사에 약 6개월 전 계약한 신랑이 한 달 후 파혼했다며 취소를 요청했는데 이틀 후 신부가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며 번복하는 전화를 했다. 그런데 그 후로도 신랑 신부가 교대로 취소와 진행을 반복하기를 세 차례 결국 결혼식을 일주일 앞둔 어느 날 신랑의 모친으로부터 정말 미안하다는 전화를 마지막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해왔다.

파혼으로 인한 취소의 특징은 양측의 부모님이 개입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 상대방과 절대로 통화하고 싶지 않으며 환불금을 정확히 반반씩 나누어 각각의 통장으로 보내달라는 것, 아마 파혼 과정에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파혼은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혼수문제 등으로 양가 부모들의 영향력이 충돌하여 당사자들의 사랑까지 금이 가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설사 이 문제가 봉합되어 결혼에는 성공하더라도 이때의 앙금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는 한 결혼 후에도 계속된 갈등이 신혼 이혼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본다.

흔히 결혼은 두 사람 만의 결혼이 아니라 두 가족의 결합이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요즘 부모 시가 눈치보고 사는 아들 며느리가 얼마나 될까.

유독 자식 결혼식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은 체면치레를 중시하는 우리가 하루빨리 버려야 할 구습인 것이다.

파혼을 막고 신혼 이혼 증가로 인한 출산율 감소와 결혼 기피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결혼은 양가의 결합이 아닌 당사자만의 결합이어야 한다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나만의 생각일까.

[출처:투어타임즈 2018-09-18]